현대사회에서 임신과 결혼의 지연, 이혼 및 동거의 증가, 일하는 기혼 여성의 증가 등은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Mclanahan(2004)은 이를 1960년대부터 시작된 두 번째 인구학적 전환(second demographic transition)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전환이 여성들의 삶과 그 여성들의 자녀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살펴봄으로써 여성들의 다른 삶의 궤적이 자녀들의 사회적 자원의 계급 격차로 이어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자녀의 사회적 자원의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 Mclanahan은 mother’s age, mother’s employment, single motherhood, father’s involvement를 이용했으며, 사회경제적 지위는 부모의 교육분포(low/middle/high)로 측정했습니다.

연구결과 자녀의 자원을 증가시키는 인구학적 변화(mother’s age, mother’s employment, father’s involvement 증가)는 높은 사회적 계층의 자녀들 사이에서 발생했으며, 자원을 감소시키는 인구학적 변화(single motherhood 증가, mother’s age, mother’s employment, father’s involvement 감소)는 낮은 사회적 계층의 자녀에게 발생했습니다. 여성들의 다른 인구학적 변화가 자녀의 계급차이를 증대시킨 것입니다.

이는 그 당시의 페미니즘, 출산통제기술, 경제적 기회의 증가가 높은 사회적 계층의 여성들에게 결혼 및 출산을 미루고, 자신의 경력에 투자할 인센티브를 제공했으나 낮은 계층의 여성들에게는 정반대로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이 연구는 다소 기술적인 측면이 다소 강하다는 면에서 한계점을 지니지만 사람(여성)들의 인구학적 활동들이 결과적으로 계급격차를 심화시키는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큰 함의를 가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Mclanahan(2004)이 여성들의 인구학적 변화가 가져오는 계급 격차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재경 외(2006)는 학력, 고용형태 등의 차이에서 오는 기혼취업 여성 내의 일 가족 경험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분석을 위해 배우자와 자녀가 있는 고졸 이하의 서비스 · 생산직 여성과 대졸 이상의 전문 · 중간관리직 여성을 심층면접을 시행하였습니다. 분석결과 계층에 상관없이 기혼여성들은 일과 가정의 이중노동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기혼 여성 내의 계층차이로 인해 이중노동 경험은 다소 다른 양상으로 나타났습니다.

첫째, 서비스 · 생산직 여성은 고용불안정과, 양육부담, 경제적 자원의 부족 등으로 노동시장의 진입과 퇴출을 반복하는 반면, 전문 · 중간관리직 여성은 자신의 경제력이나 친족자원을 통해 안정적으로 경력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둘째, 서비스 · 생산직 여성은 ‘최소한’의 양육/교육을 위한 노동을 수행하기 때문에 모성권과 노동권이 강하게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따라서 자녀를 제대로 보살피지 못한다는 미안함으로 인해 전일제 어머니에 대한 욕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 · 중간관리직 여성들은 아이에 대한 ‘양질’의 교육을 위한 노동을 수행하기 때문에 자녀에 대한 미안함보다 남편에 대한 미안함이 크게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좋은 아내에 대한 욕망을 통해 일과 가정의 이중노동을 넘어 남편에 대한 감정노동까지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지막으로 서비스 · 생산직 여성은 가사 및 양육에 있어 외부의 지원을 받기가 어려우므로 남편과의 협상이 상대적으로 잘 이루어졌으나 전문 · 중간관리직 여성은 남편과의 적극적 협상보다는 자신의 경제적 자원을 활용하여 가사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양육자로서의 책임, 가사노동 분업 등에 있어서의 젠더 갈등을 은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논문은 남성과의 관계에서 여성들의 이중노동을 분석하는 논문이 간과하고 있는 여성들 내의 계층 차이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함의를 가지며, 젠더 관계의 변화가능성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Sara Mclanahan, (2004), <Diverging Destinies : How children are faring under the second demographic transition>

이재경, 이은아, 조주은, (2006), <기혼 취업 여성의 일·가족생활 변화와 한계 : 계층간 차이를 중심으로>, 한국여성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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