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임금격차’는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꾸준히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부문입니다. 2017년 우리나라의 중위소득 성별 격차는 34.6%로 미국의 18.2%와 일본의 24.5%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이유에 대한 여러 논의 중 대표적인 것이 여성의 경력단절, 인적 자본의 성별 차이 그리고 노동시장의 수요·공급 문제에 관한 것입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우리나라의 성별임금격차가 여성에 대한 차별이 아닌, 임금수준과 관련되는 조건적 차이 때문에 발생한다는 논지를 전제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창환·오병돈(2019)은 대졸자직업이동경로조사(GOMS) 자료를 사용하여 20대 청년층의 대학 졸업 직후 성별임금격차를 분석하였습니다. 해당 자료에 대한 기술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2, 4년제 대학 졸업자의 비율은 남성이 각각 5.1%, 6.7% 더 높으며, 공학 전공자 비율 역시 남성이 43%로 여성의 9%보다 높습니다.
그렇다면 성별 소득격차는 가족 배경, 출신대학, 세부전공, 학점과 같은 인적 자본 관련 요소를 남성과 동일시했을 때에는 없어질까요? 분석 결과 위 요소들을 통제했을 때에도 여성의 소득은 남성에 비해 약 17.4%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연령과 군복무·휴학 기간을 추가로 통제한 경우 임금격차는 더욱 크게 나타났습니다. 여기에 노동시장 변수(직업, 산업, 고용안정성, 일자리 질)를 통제했더니 임금격차는 7.6%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성별임금격차가 주로 일자리 할당에 의한 것으로 같은 일자리 내에서의 격차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수 있음을 뜻합니다.
이를 더욱 면밀히 분석하기 위하여 고용인의 자의적 결정이 개입될 여지가 적은 공공·교육 부문을 민간 부문과 비교해 분석해 보았는데요, 분석 결과 민간 부문의 성별 임금격차는 22%로 공공·교육 부문의 2.6%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외에도 4년제 대학 졸업 여성과 남성 간의 소득격차가 2년제 대학 졸업 여성과 남성 사이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노동시장 진입 초기인 20대에도 성별 소득격차가 존재하며, 출신 학교와 학과, 학점이 같아도 여성은 남성에 비해 소득이 17.4%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본 연구는 이렇게 인적자본 수준의 성별 차이로 설명될 수 없는 성별 소득격차가 여성에 대한 노동시장 내 차별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참고문헌:
김창환·오병돈. 2019. “경력단절 이전 여성은 차별받지 않는가? – 대졸 20대 청년층의 졸업 직후 성별 소득격차 분석.” 『한국사회학』 53(1): 167-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