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월례발표회

김조은(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본 연구는 유급노동 시간이 길고 경직된 한국 사회에서 청년층의 결혼 의사가 노동 시간과 일정으로 측정된 유급노동 강도와 어떻게 관련되는지 분석하고자 합니다.

일·가정 갈등 연구자들은 청년 비혼자의 유급노동 강도가 높아질수록 일·가정 갈등에 대한 두려움이 커져 결혼 의사가 낮아질 수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여성과 전문직 종사자에게서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한편 대중매체에서는 유급노동 강도가 높은 비혼자의 경우 유급노동에서 오는 피로감 때문에 결혼을 기피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결혼 의사가 유급노동 강도와 연관되는지, 그러하다면 그 기제는 무엇인지에 관해 분석한 연구는 부족한 상태입니다.

본 연구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최근 4년제 대학을 졸업한 한국 청년 36,518명을 전국적 대표성을 지닌 자료를 통해 분석하였습니다. 우선 분석 대상의 유급노동시간 유형을 살피기 위해 잠재계층분석을 실시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구분한 유급노동시간 유형별로 결혼 의사가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다항로짓분석을 통해 살펴보았습니다.

잠재계층분석 결과 한국 청년층의 유급노동시간 유형은 ‘정규 노동’, ‘시간제 노동’, ‘주 6일 내지 7일 노동’, ‘간헐 노동’, ‘극단적 초과 노동’, 이렇게 다섯 가지로 구분되었습니다. 이 중 ‘간헐 노동’과 ‘극단적 초과 노동’ 등 ‘과로’ 유형으로 규정된 집단은 ‘정규 노동’ 집단에 비해 결혼 의사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현상이 여성과 전문직 종사자에게서 더 강하게 나타나지는 않았습니다. 또 매개분석 결과에 따르면, 결혼에 대한 부정적 의사와 ‘과로’ 간 연관성의 약 90%는 피로감과 수면 부족, 나쁜 주관적 건강상태로 설명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본 연구는 한국 청년층의 결혼 의사가 이들의 유급노동 강도와 어떻게 관련되는지 분석함으로써, 일·가정 갈등 이론에 제한된 수준에서 실증적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닙니다.

 

♣ 본 발표회는 온라인으로 개최되어 현장사진을 게시하지 못하였습니다.

다음 글
이전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