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월례발표회
김관욱(덕성여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본 연구는 코로나19 사태 동안 콜센터 상담사들의 노동 환경의 변화 및 이로 인한 영향을 다루는 것을 일차적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궁극적으로 코로나19 사태 속 상담사들의 건강이 콜센터의 매뉴얼과 방역 수칙의 순응에 의해 확보되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순응보다 ‘저항’에 있을 수 있음을 새로운 건강담론을 통해 논의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연구자는 질 들뢰즈의 철학적 개념을 기반으로 한 최근의 ‘건강–어셈블리지(Health–Assemblage)’, ‘정동(Affect)’ 개념들을 통해 분석하였습니다.
본 연구는 방역 수칙 등의 강화로 인해 직접적인 현지조사가 어려운 상황으로 인해서 콜센터 ‘밖’에서 상담사(주로 콜센터 노동조합의 집행부)에 대한 심층면접을 시행하였습니다. 연구자는 2020년 7월 콜센터 조직화 워크숍 자리를 통해 소개받게 된 여러 지역의 콜센터 노동조합 집행부들과의 심층면접을 통해 코로나19 사태 속 상황을 파악하였습니다.
이는 크게 네 가지 상황으로 구분되었습니다. 첫 번째, 코로나19에 감염된 상담사의 피해 및 대응 사례, 두 번째, 코로나19 속 업무급증에 대한 상담사 피해사례, 세 번째, 코로나19 속 분산근무 강제 시행 등에 따른 피해사례,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속 공공기관 상담사 노동실태 및 노조결성 탄압 사례였습니다. 각각의 경우 ‘과일바구니’ 정동, ‘식혜’ 정동, ‘붉은진드기’ 정동, ‘벽’ 정동으로 대표되는 열악한 상황에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방역수칙을 준수하기는커녕 제대로 된 상담을 진행할 수 없을 만큼 콜업무가 급증했고(‘식혜’ 정동), 극도로 밀집된 노동환경 속에 일하다 코로나19에 감염됐어도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과일바구니’ 정동). 또한 상담사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오히려 위생이 열악한 공간에서 분산업무를 강요받았고(‘붉은진드기’ 정동), 소비자 혹은 시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원청기관 정직원들의 민원을 가로막는 벽처럼 취급당했습니다(‘벽’ 정동). 이를 통해 상담사들은 슬픔으로서의 정동, 즉 행동할 능력을 감소시키는 열악한 건강–어셈블리지를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 본 발표회는 온라인으로 개최되어 현장사진을 게시하지 못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