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봉오(국민대 사회학과), 고원태(연세대 사회학과), 김영미(연세대 사회학과)
한국사회에서 혼인시기는 지속적으로 늦춰지고 있으며, 평생 비혼자의 비율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만혼 및 비혼의 증가의 원인으로 많이 지적되는 것은 여성의 고학력화로 인한 결혼시장 미스매치이다. 남편의 교육수준이 부인보다 높은 경우가 반대 경우보다 많은데, 이 때 고학력 여성은 결혼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결혼시장 미스매치 가설에 따르면 여성의 교육수준 향상에 따라 고학력 여성이 결혼할 만한 남성 풀이 상대적으로 작아지고 이것이 혼인율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는 속칭 “결혼시장 ABC 이론”이라 불리는 사고와 비슷한 논리라고 할 수 있는데, 한국의 결혼시장을 이러한 가설로 설명한 경험적 연구는 많지 않으며 이 연구는 1990-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자료를 분석해서 이러한 공백을 메꾸는 데 기여한다.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미혼여성이 본인과 유사한 조건의 유배우 여성과 비슷한 방식으로 배우자를 선택한다고 가정하여 구성한 합성 배우자(synthetic spouse)들은 실제 미혼남성보다 평균적으로 유리한 사회경제적 특징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단 두 집단의 교육수준 차이는 최근 들어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둘째, 미혼여성이 합성 배우자의 속성과 일치하는 속성을 지닌 미혼남성을 실제로 찾을 수 있는 가능성(잠재적 매칭, potential matching)은 점차 증가했는데, 이러한 증가는 고학력 여성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즉, 결혼시장 미스매치 가설의 예상과 다르게 고학력 여성이 결혼할 만한 남성의 부족 현상은 한국 결혼시장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셋째, 이는 미혼남성의 수가 미혼여성의 수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한국 결혼시장의 특성에 그 원인이 있다. 즉 여성의 고학력화로 인해서 결혼시장 미스매치의 가능성이 증가했지만, 결혼시장의 남초현상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결혼할만한 남성의 부족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는 비혼율의 증가가 사회경제적 미스매치보다 문화적 미스매치에 기인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논문정보:
<조사연구> 22권 1호, 66-89쪽 (2021년).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687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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