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자료에 따르면 2014년을 기준으로 음식 준비, 청소, 돌봄의 가치는 매년 7108천원 정도이며, 이는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24.3%에 해당합니다. 이처럼 우리 일상을 함께 하고 있는 가사노동은 무급으로 수행되고 있어 그 가치가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무급 가사노동은 크게 빨래, 청소, 설거지와 같이 집안 환경을 유지하는 노동과 가족 내 아이, 어르신을 돌보는 돌봄노동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그 중 돌봄노동은 특히 그 가치가 매우 저평가 되고 있는 부분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돌봄직에 종사하는 분들은 돌봄이 ‘여성의 일’이라는 차별과 불안정한 고용 때문에 임금불이익을 경험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외로 학력, 경력월수로도 설명되는 부분이 있으나 이는 돌봄노동 특성상 노동의 결과에 대한 평가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원인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남성은 일반적으로 여성에 비해 가정 내 무급 돌봄노동 참여율이 낮은 편인데요, 가정 내 무급 돌봄노동에 대한 사회문화적 저평가가 그 요인 중 일부일 수 있다는 논의가 있습니다남성의 저조한 육아 참여율은 저출산의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논의가 타당하다면, 우리 사회의 지속 자체를 위해서라도 돌봄노동을 비롯한 가정 내 무급 가사노동에 대한 인식 개선과 남성의 적극적 참여가 필요할 것입니다.

가족 내에서 수행되고 있는 무급 가사노동의 분배는 크게 세 가지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요, 상대적 자원에 따른 ‘협상력(bargaining power) 이론’에 따르면 더 많은 자원을 가진 사람이 가사노동을 덜 수행하고, ‘시간가용성(time availability) 이론’에 따르면 가족복지 차원에서 구성원들이 가장 합리적인 방식으로 시간을 배분한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성역할 이론’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이 사회적으로 구성된 성역할에 따라 가사노동을 배분한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김영미(2014)는 성역할규범이 평등한 사회, 전체 유급노동시간이 짧은 사회, 기혼여성의 고용률이 높은 사회 일수록 남성의 가사노동 시간이 증가하고, 여성의 경우에는 유급노동시간이 줄어들수록 무급 가사노동시간이 늘어난다고 합니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남성은 1일 평균 7시간 넘게 유급노동을 하는 반면 여성은 비슷한 시간을 가사노동에 할애하고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유급노동시간을 줄이는 제도적 노력을 지속해 남녀 모두 유급노동과 무급노동의 적절한 분배가 이뤄져야 하며, 더욱 근본적으로는 ‘여성의 일’이라 여겨졌던 가사노동과 돌봄노동에 대한 인식 개선이 절실해 보입니다.

 

참고문헌:

김영미. 2014. “복지국가 제도와 남녀의 무급노동시간의 관계에 관한 비교연구.” 『한국사회정책』 21(1): 143-177.

이주환·윤자영. 2015. “돌봄직의 임금불이익과 임금격차 분해.” 『사회복지연구』 46(4): 3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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