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혐오’는 현재 한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 같은 문제지요. ‘여성 혐오’ 문제는 온라인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온라인의 특징인 ‘익명성 보장’과 ‘메시지의 빠른 확산’이 그 요인으로 꼽히는데요. 비슷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동류의식이 온라인에서 더 쉽게 형성될 수 있다는 점 또한 지목됩니다. 이번에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페이스북의 ‘여성 혐오’ 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상의 ‘여성 혐오’ 문화를 살펴보겠습니다.

‘여성 혐오’가 오늘날까지 지속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Dworkin(1974)은 전래동화 속에서 그려진 여성의 역할, 중국의 전족 문화, 서양의 마녀사냥 등을 ‘여성에 대한 증오’가 표현된 대표적 사례로 지적합니다. 일본의 여성학자 치즈코(2012)는 남성의 성적 주체화를 위한 도구로 ‘여성 혐오’가 사용되어왔다고 논합니다. 이처럼 ‘여성 혐오’를 남성성의 위기와 관련짓는 논의가 있는데요. 오늘날의 ‘여성 혐오’가 여성의 향상된 사회적 지위를 과거의 위치로 하강시키고 전통적인 가부장적 남성성을 유지하려는 심리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여성 혐오’는 이십 대 여성에게 집중되는데요, 그 요인으로는 고용불안, 윤리적 성찰 부족, 근대 가족 모델을 대체할 남성성 모델의 부족, 사회경제적 위기에 대한 통찰의 부재 등이 꼽힙니다.

‘여성 혐오’를 주제로 운영되는 ‘김치녀’ 페이스북 페이지는 2014년 시작되어 2015년 현재 ‘좋아요’ 수가 170,915회에 이릅니다. 김수아·김세은(2016)이 해당 페이지에 2015년 1월부터 11월까지 게시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좋아요’를 가장 많이 얻은 게시물은 ‘남성의 역차별’을 주장하는 글로 ‘좋아요’ 수는 19,000회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린 게시물은 한 여성이 소개팅에서 남성의 소득과 재산을 확인하는 영상물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여성 혐오’ 표현이 ‘짤방’이라는 유머러스한 형식을 통해 그 문제성이 희석되고 정당성을 얻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페이지 관리자가 ‘표현의 자유 보장’이라는 명목으로 ‘여성 혐오’ 게시글을 보호하고 이에 반하는 게시글이나 댓글을 삭제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온라인상의 ‘여성 혐오’ 문화를 가볍게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오늘날 온라인 문화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여성 혐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남성 역차별’ 정서의 구조를 분석하고 ‘차별’과 ‘사회적 약자’의 개념에 대해 사회적으로 함께 고민하고 의논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현재 우리 사회에 성 평등 사회에 맞는 대안적 남성성이 부재하며 이러한 상황이 ‘여성 혐오’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논의를 바탕으로, 공교육 등을 통해 성 평등과 남성·여성성의 문화적 의미를 배우고 토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는 노력도 요구됩니다.

 

참고문헌:

김수아·김세은. 2016. “‘좋아요’가 만드는 ‘싫어요’의 세계: 페이스북 ‘여성혐오’ 페이지 분석.” 『미디어, 젠더 & 문화』 31(2): 5-44.

치즈코, 우에노(Chizuko, Ueno). 2012. 『여성혐오를 혐오한다』 나일등 역. 은행나무.

Dworkin, Andrea. 1974. Woman Hating. New York, NY: E. P. Dut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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