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월례발표회
권오재 (미국 하버드대 사회학과 박사과정)
근래 “젠더 혁명” 논의에서는 맞벌이 부모들이 겪는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이 젠더 불평등의 주요 원인이라 지적하며, 어머니들이 커리어를 추구하는 동시에 원하는 만큼 자녀를 가질 수 있을 때 비로소 혁명의 단초가 마련된다고 주장합니다. 남성의 집안일은 이를 위한 가장 중요한 기반 중 하나로 이론화됩니다.
그렇지만 기존의 경험적 연구들은 남편의 집안일이 어머니의 노동시장 참여 혹은 둘째 아이 출산에 미치는 영향을 개별적으로만 파악함으로써, 예컨대 남편의 부족한 집안일로 인해 어머니들이 노동시장에서의 일을 더 많이 포기하는지, 출산을 더 많이 포기하는지, 혹은 둘 다 포기하는지 답하지 못합니다.
이 연구에서는 Panel Study of Income Dynamics (1976-2021) 자료를 사용하여 미국에서 아버지의 가사노동이 어머니의 전일제 노동 및 둘째 아이 출산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분석하고자 합니다. 분석 결과 미국에서 남편의 가사노동 시간은 어머니의 전일제 노동과 부정적 상관관계를 가지지만 둘째 아이 출산과는 상관관계를 가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남성의 부족한 집안일이 어떠한 양태로 젠더 혁명을 저해하는지에 대해 이 결과가 가지는 함의를 논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