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남녀임금격차는 약 30-40%로 OECD 국가 중 상당히 큰 편입니다(OECD, 2017)OECD 통계가 발표되었을 당시, 다양한 비판이 제기되었습니다. 여성들이 이공계를 기피하기 때문에 고소득 직종에 취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에서부터,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을 경험하면서 근속년수가 짧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하였습니다. 또 청년세대에서는 성별에 따른 차별은 사라졌기 때문에 성별임금격차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예측들은 정말 사실일까요? 청년 세대에서의 차별에 관해서는 예측이 정확하지 않았음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유정미(2017)에 따르면, 현재 한국 청년들은 노동시장 진입 단계에서부터 차별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전문대 및 4년제 대학교 졸업자들을 대상으로 보았을 때, 남성이 여성에 비해 약 78%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전문대 및 4년제 졸업 청년들의 임금격차는 여성 졸업자들의 전공이 이공계열에 집중되었기 때문은 아닙니다. 임금격차의 원인을 분해해보는 분석 방법인 Oaxaca 분해분석을 통해 보았을 때, 대졸자들의 전공이나 성적, 자격증 등 인적자원의 차이는 대졸자 성별임금격차의 약 7%만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산업에서의 성별분포차이와 같은 수요측면에서의 차이는 성별임금격차의 약 60%, 성별에 따른 차등적 보상은 성별임금격차의 약 30%을 설명하였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성별임금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진입 단계에서부터 나타나는 차별을 해소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그렇다면 남성에 비해 여성이 받는 임금은 노동시장 진입 이후에는 어떻게 변화할까요?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은 찾을 수 없지만, 외환위기 이후 노동자들의 경력과 임금 궤적을 추적한 이순미(2015)를 보면 어렴풋한 추측은 할 수 있습니다.  

이순미(2015)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 여성 같은 경우 한 번 비정규직으로 진입하면 정규직으로 전환되기보다는 유기계약직이나 임시일용직, 무급가족종사를 종사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기업 규모와 관련해서는, 남성과 달리 여성의 경우 한 번 중소기업에 종사하게 되면 공기업이나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데 성공한 경우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나아가 노동시장 진입 초기에 발견된 임금격차는 이후에도 꾸준히 유지되었습니다. 여성 같은 경우 월평균 임금이 200만원에서 300만원대로 상승한 경우나 300만원대를 지속하는 경우를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한국에서 여성이 낮은 임금을 받는 일자리로 처음부터 진입을 하고, 이후에도 좋지 않은 일자리를 계속 전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두 논문의 분석 결과를 참고해 보면, 여성의 일-가정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할 수 있지만 여성이 노동시장에서 낮은 보상을 받는 구조 자체를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참고문헌: 

이순미. 2015.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의 성불평등: 노동경력 및 임금 궤적의 성별 차이를 중심으로.” 한국여성학 31(2): 91-129. 

유정미. 2017. 청년세대 노동시장 진입 단계의 성별임금격차 분석.” 『한국여성학 33(1): 107-155. 

OECD. 2017. The Pursuit of Gender Equality: An Uphill Battle2017 OECD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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