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한국에서 청년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와 담론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88만원 세대” 혹은 “삼포세대”와 같이 청년층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들을 강조하기도 하고, “수저계급론”의 유행과 같이 그들 내부의 이질성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한국 청년들은 실제로 어떠한 현실을 경험하고 있을까요?

“한국사회 청년층의 사회적 배제: 청년실업문제를 중심으로” (이성균, 2009)에 따르면 한국사회의 노동시장, 제도, 그리고 경제로부터 청년층은 배제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이를 경제위기 이후 전반적인 경제변동과 기업의 고용관행의 변화와 맞물려 부모세대의 불평등이 재생산된 결과라고 파악하고 있습니다. 결국 청년층이 경험하고 있는 “삼포세대”와 같은 우울한 현실은 “수저계급론”의 논리와 맞물려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청년 세대의 이야기는 “계층화된 젊음: 일, 가족형성에서 나타나는 청년기 기회불평등” (김영미, 2016)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저자는 사회에서 청년들이 경험하는 불평등은 복지정책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한국의 경우 복지제도 자체가 잘 정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모든 세대가 피해를 보고, 이로 인해 세대 내 불평등이 클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전국의 만 17세 이상, 만 74세 이하의 남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한 연구결과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청년들에게는 이 세대 내 불평등의 원천이 가족, 젠더, 그리고 분절노동시장인 것으로 보이며, 가족배경의 영향력이 노동시장의 기회뿐 아니라 가족형성의 기회에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교육 성취에 있어서의 젠더 차이는 거의 없지만 노동시장에서의 성취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이렇듯 청년세대의 삶은 가족배경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차이는 그들이 전망하는 생애과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요?

“’가족’의 경계에 선 청년세대: 성별화된 독립과 규범적 시공간성” (정민우·이나영, 2011)은 청년세대에게 가족의 의미가 어떻게 작동하고 재생산 및 균열되는지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하위 주거트랙(고시원, 반지하 등)에 살았던 경험을 가진 2,30대 비혼 남녀 22명의 심층면접을 통해서 이들의 생애과정이 어떻게 시간화 및 공간화되는지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생애사건이 시공간성, 계층, 그리고 젠더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에 주목하여 “규범적 시공간성”이라는 개념을 제시합니다. 연구결과를 통해 연구자들은 청년층의 독립이라는 것이 어떻게 중산층 이성애 가족의 재생산과 맞물리면서 동시에 규범적 가족 구조의 체제에 잠식되기보다 새로운 친밀성의 대안을 탐색하는 전략이 되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청년층의 실업문제와 주거문제, 그리고 그들이 형성하는 가족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큰 상황에서 우리는 청년층에 대한 담론을 무조건적으로 재/생산하기보다는 실제적인 그들의 경험을 좀더 명확히 파악하고 연구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의 연구들에서 지적하였듯이 청년층의 지금의 경험은 그들의 가족형성계획이나 노동시장에서의 활동 등 인구학적 결정에 큰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문헌:

이성균. 2009. “한국사회 청년층의 사회적 배제.” 『한국사회학회 사회학대회 논문집』 569-581.

김영미. 2016. “계층화된 젊음: 일, 가족형성에서 나타나는 청년기 기회불평등.” 『사회과학논집』 47(2): 27-52.

정민우∙이나영. 2011. “‘가족’의 경계에 선 청년세대.” 『경제와사회』 89: 105-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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