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나 신문기사 등에서 ‘유리천장(glass ceiling)’이라는 표현은 한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조직 내에서 여성들이 승진, 임금 등에 있어서 보이지 않는 유리벽에 갇혀 있는 불평등한 현상을 보여주는 단어죠. 뉴스에서 많이들 접하셨듯이, 최근 들어 유리천장 완화 및 해결을 위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해결을 위해서는 유리천장의 현황을 파악하고, 왜 유리천장이 발생하고 있는지를 알고 있어야 하겠죠? 그래서 이번에 유리천장의 현황을 보여주는 논문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동안 유리천장에 관한 많은 논의가 공직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으므로 공직의 유리천장을 먼저 살펴보고자 합니다. “공직의 유리천장-여성공무원의 승진저해 기제 및 제도의 이면효과(이주희 외, 2007)”에 따르면 유리천장은 여성 공무원들이 입사하는 단계인 초기 경력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남자의 일과 여자의 일이 나뉘어 여자들은 승진에 불리한 직종에 배치가 되고, 남성 중심적 네트워크에서 배제되고, 설령 승진해도 영향력이 폄하되는 과정에서 여성들의 유리천장은 더 공고해지기 때문이죠. 기업에 비해 유리천장에 관한 논의가 보다 활발히 이루어져 온 공직에서 여전히 견고한 유리천장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암울합니다. 이러한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서는 공직 내 여성의 수와 비율이 늘어나야 할 뿐만 아니라 기존의 남성 중심적인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한 정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일반 기업에서 여성 관리자들의 유리천장은 어떨까요? 1977년에 칸터라는 연구자가 여성이 조직 내에서 구색을 맞추는 수준, 즉 토큰(token)으로 존재한다고 주장했었는데요. “기업관리직의 젠더 격차와 유리천장 분석(조혜원 외, 2016)”에 따르면 안타깝게도 4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성들은 여전히 조직 내에서 토큰과 유사한 존재로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조직은 여성관리자 또는 임원이 있어’라고 외부에 보여주는 형식적인 의미가 강한 것이죠. 직급별로 보면 어떨까요? 직급에 따라 의사결정 권한이 달라지기 때문에 직급은 조직 내 영향력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조직 내 영향력이 성별에 따라 매우 상이하여, 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해 관리자가 적을 뿐만 아니라, 관리자의 대다수가 하위직인 과장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여성이 승진할 확률과 남성이 승진한 확률을 비교해보아도 결과는 다르지 않았는데요. 여성의 경우 유리천장이 경력초기인 사원/대리부터 시작하여 중간관리자인 차장/부장이 될 때까지 심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일정 정도 유리천장을 뚫은 여성은 다음 단계 승진에 다소 용이하여 임원이 될 때는 유리천장이 다소 약화되었습니다.

위의 두 가지 논의를 살펴보면 공직과 일반 기업 모두 여성의 유리천장은 경력초기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성은 입사부터 보이지 않는 벽에 갇히게 되는 것이죠. 그러나 유리천장을 일정 수준 뚫은 여성이 고위 관리직으로 승진하기 용이하다는 사실은 개선의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제도적 보완을 통해 많은 여성들이 유리천장을 뚫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면 되기 때문이죠. 따라서 쉽지는 않겠지만 어떤 조직문화 또는 조직 정책이 필요할지, 여성고용을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될지 아니면 여성 관리자 수를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될지 등을 고려하여 경력초기부터 여성이 유리천장 밖으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참고문헌:

이주희, 한영희, 성현정, 인정. 2007. “공직의 유리천장 – 여성공무원의 승진저해기제 및 제도의 이면효과.” 『한국여성학』 23(3): 79-115.

조혜원·함인희. 2016. “기업 관리직의 젠더 격차와 “유리천장” 분석.” 『한국사회정책』 23(2): 4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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