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봉오 (국민대 사회학과), 최율 (중앙대 사회학과)

부모와 자녀의 동거는 영유아나 노인을 누가 어떻게 돌보는가 하는 문제와 긴밀하게 연결된다.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전통적인 가치관이 약해지면서 성인 자녀가 노년의 부모와 동거하는 경우가 줄어들 것이라 예상이 가능하다. 한편 인구학적인 변화를 고려하면 그러한 경향은 상쇄될 수도 있을 것이다. 출산률이 하락하면서 형제, 자매의 수가 감소하고(즉, 나 대신 부모를 부양할 형제, 자매가 없어진다), 결혼이 늦어지고(그만큼 부모와 같이 사는 기간도 늘어난다), 기대수명이 늘어남(그만큼 부모님이 오래 생존하신다)에 따라 부모와 동거하거나 동거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과연 한국에서는 지난 40여년 간 어떻게 세대 간 동거 양상이 바뀌었을까? 이 연구는 인구주택총조사 1% 표본 마이크로 자료와 생명표를 활용하여 1980-2015년 기간 동안을 대상으로 이 문제를 분석했다. 주요 분석 결과는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1980-2015년 기간 동안 부모-자녀 간 함께 거주하는 비중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둘째, 이러한 변화는 연령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20-30대 청년층의 경우 부모와 동거하는 사람들 비중이 1990년대 후반 이후 증가했다. 만혼화로 인한 결과로 해석된다. 한편 자녀와 함께 사는 부모들의 비중은 모든 연령대에서 빠른 속도로 하락해오고 있다. 핵가족화와 출산률 하락에 따라 형제, 자매 수가 감소하면서 일어난 것이라 볼 수 있다.

셋째, 전체 생애과정에서 부모와 함께 사는 기간의 비중은 48.1%(1980년)에서 41.9%(2015년)로 다소 감소했지만 기간 자체는 29.8년에서 33.1년으로 증가했다. 기대수명의 증가 때문이다. 한편, 자녀와 함께 사는 기간은 비중과 기간 모두 크게 줄어들었다. 결혼 지연과 출산률 하락이 부모와의 동거 감소 경향은 상당히 상쇄했지만, 자녀와의 동거 감소 경향은 오히려 가속화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논문정보:
<Demographic Research> 45권 1호(2021년): 1-16쪽
https://www.demographic-research.org/volumes/vol45/1/default.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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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4_계봉오_최율_2021_Demographic Re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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